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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핸드드립커피를 2000원에 파는 집이 있다.
시장? 핸드드립? 2천원?
모두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데
이게 가능한 곳이 길동복조리시장에 있다.
10시-18시 영업
나름 상호도 있음.
두란노커피
1평 남짓 협소한 공간에서
비싼 에스프레소 머신기 하나 없이
아메리카노랑, 라떼까지 취급하더라.
사장님이 직접 드립하고 계셨는데...
약장수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래스카에 가서도 냉장고를 팔 사람 같았다.
자기가 엄청 좋은 원두를 팔고 쓰고 있고,
커피 공급상인데,
이거 말고도 분점이 여러개인데..
여기서 직접 커피를 팔고 있다는 거...
다른 손님들은 믿는 눈치
나는 안 믿음 ㅋㅋ
(나의 뇌피셜로는
다른 사업을 하다가 망해서
맨손으로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
무자본 창업으로 하고 있는거고
여기서 쓰는 커피는
다른 커피 공급자가 제공한거고
말빨로 핸드드립 커피 외에
추가로 드립커피 원액과
1회용 핸드드립커피까지 팔면서
열심히 추가 수익을 얻고 있다)
근데 안 믿어도, 사장님이
엄청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는데다가
자부심 뿜뿜해서....
진짜 커피가 맛있게 느껴진다는 거다..
사실상, 원두의 풍미가 다르진 않다.
근데,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일수록
파는 사람의 태도가 정말정말 중요한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나도 호기심에
두란노커피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사왔다.
제조원도, 유통기한도 써 있지 않은 드립백 포장재
박스째 파는 물건을 낱개 판매한 모양...
꺼낸다 → 걸친다 → 벌린다
이거, 편의점에서도 몇번 사먹었던 그 드립백이다. ㅋ
디자인도 그렇지만
맛도 그 맛이 맞더라
그냥 길동복조리시장 구경 갔다고 추억으로 내려먹었는데
역시 커피는 남이 내려주는 커피가 젤 맛있다.
같은 원두를 집에서 내려 먹어도
카페에서 먹는 그 맛이 아니다.
나도 나름 핸드드립 주전자도 있고,
좋다는 원두 많이 내려봤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커피 맛은 감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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